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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삶의 끈을 놓아 드리고 싶은 순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11.21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111
내용

계속해서 이삼일 간격으로 식사를 하셨다가 안하셨다가...

결국 방분간호사까지 불러서 영양제를 맞혀드리고...

조금 기운이 나시면 '아야... 아야....' 하시며 밤새서 이리뒤척 저리뒤척...

그러다 못드시면 죽은듯이 괴로워 하시며 계시는 어르신을 보면서

그래도 며칠에 한 번씩 죽이라도 넘기시려는 것이 살려고 그러시는것 같기도 하고

본능적으로 먹는것 같기도하고...

 

방주마을에 오신지 한 달이 조금 넘으신 어르신이지만

오래 함께 산 할머니같은 어르신...

처음 오셔서 며칠밤을 끙끙 앓으시며 금방이라도 세상을 떠날것 같은 모습이였을 때

' 하나님... 이렇게 데려가시면 저 힘빠져서 이 일 못해요... 살려주세요...'

기도하면서 밤을 새워 간병해드리고

조금씩 쾌차하는 모습 바라보며 행복했던 시간들...

 

딸삼자... 금덩어리 찾으면 주겠다...

잃어버린 삼만원 찾으면 주마...

내가 외출이라도 하고 오면 어딜 그렇게 싸돌아 다니냐고 호통도 치시면서

할머니 젊을때 미인이셔서 남자들이 따라 다녔죠? 하고 물으면

' 내 좀 그랬다...' 하시며 우쭐하기도 하셨고

쑥캐서 쑥떡해먹자...

말씀도 잘하셨는데 이제는 입 꽉 다물고 아무 말씀 안하시다

배고프면 밥달라...

아프면 아야.. 아야... 하시기만...

 

오늘아침

죽을 드시게 하려고 일으켜 앉혀드렸는데

아무 말씀도 안하시고.. 표정도 없이 입도 안벌리고.. 빤히 쳐다만 보시기에

그모습이 왜그리 마음이 아픈지

'할머니... 난 할머니랑 오래 오래 같이 살고 싶은데

할머니 너무 아프면 하늘나라 가세요... 정말 오래 오래 같이 살고 싶지만

할머니 너무 아파하시니까 보내드릴께요...' 하면서 볼에 입맞추어 드리고

얼굴을 쓰담듬어 드리면서 이별의 준비를 했다.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눈에 눈물이 고이시는 어르신을 보면서 한 참을 볼에 얼굴을 비비며 울었다.

 

살려다라고...

건강하게 회복되서 오래 오래 같이 살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내 기도가

아픈 어르신을 더 힘들게 한 것은 아닌지...

죄송할 뿐이였다.

 

진심으로

서운하고 가슴아프지만

정말 더이상 어르신께서 아파하시는 모습을 보기가 힘들다.

 

살고 죽는것이 내 권한은 아니지만

오늘 같은 날은 정말 삶의 끈을 놓아드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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